국산게임 명품엔진 개발 주력

by nettadmin / 2011. 03. 24. [07:55]

`한국 닌텐도`에 토종 콘텐츠 심어라

국산게임 명품엔진 개발 주력… 가상현실 소재 연구도 활발

서정근 기자 antilaw@dt.co.kr | 입력: 2010-07-12 21:20 

■ 디지털 콘텐츠 강국 만들자
2부. 문화기술 발전 어디까지 왔나
(2) 게임ㆍ가상현실 부문

문화기술(CT: Culture Technology) 영역에서 가장 촉망받는 분야는 역시 게임이다. 문화콘텐츠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미래 성장성 또한 가장 높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시장의 주류이자 해외 수출 전선을 주도하는 온라인게임의 기술력 극대화 및 수출지원, 흥미를 위주로 하는 게임에 학습효과를 접목하는 기능성 게임의 양성 및 발굴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 열풍에 힘입어 기존 PC 플랫폼 위주에서 휴대폰, 태블릿 PC 등 멀티 플랫폼용 게임 개발에 대한 수요도 크다. 세계 게임시장의 주류인 비디오게임기 시장 진입을 위한 정책 지원도 활발하다.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과 정책지원 요구도 높다. 가상현실은 영화, 드라마, 게임, 공연, CF, 전시 등 각 콘텐츠 분야에 활용될 뿐 아니라 디자인, 건축, 국방, 제조 등 타 산업으로 확산이 용이해 산업적인 파급효과 또한 매우 크기 때문이다. 두 분야의 산업성과 성장 잠재력, 미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이들 분야에 대한 시의적절한 정책 지원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엔진 개발, 현지화 지원 프로그램 통해 제작 비용 감소 꾀한다= 게임 제작비용 중에서 `인건비'를 제외한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게임엔진이다. 게임엔진은 게임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기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성된 기반기술을 말한다. 특히 3D 게임 제작에 있어 광원, 그래픽 효과 등을 살려 입체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활용이 불가피해 `게임의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한국 게임의 외산엔진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바로 거의 모든 게임들이 3D로 제작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의 일이다. 당시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의 후속작 `리니지2'의 성공에 사활을 걸면서 언리얼2 엔진을 사용했고 이후 주요 제작사들이 그래픽 경쟁에 몰두하면서 고성능 외산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 됐다.

현실적으로 게임엔진 제작사업을 정부주도 혹은 민관협력 사업을 통해 진행, 고사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 활용할 수 있는 국산범용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어렵다. 게임엔진 중 명품엔진으로 불리는 것들은 대부분 고사양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해외 유명 게임사가 최적화된 툴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것들이다. MMORPG 제작에 관한 사양의 고도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명품엔진'의 등장은 대형 게임사들의 자체적인 연구개발에 일임하는 것이 합당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진개발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PC 온라인과 휴대폰, 태블릿 PC 용으로 원활한 변환이 가능한 멀티 플랫폼 콘텐츠 제작을 위한 맞춤형 엔진제작에 쓰이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디지털크리쳐 제작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의 과제 중 자유공모 사업을 통해 게임엔진 개발 2종을 지원하고 있다. 1인칭 슈팅게임 `포인트블랭크'를 제작한 온라인게임사 제페토가 제작중인 `아이 큐브 엔진 3.0'과 넷텐션이 제작중인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 엔진이 그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양사의 엔진개발은 완료된 상태이며 이의 사업성을 평가하는 단계"라며 "사업성을 인정받을 경우 기술이전을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리아가 제작한 온라인게임 해외 현지화 요소 기술 IME(Input Method Editor)도 그 실용성 및 사업성 여부에 관심이 가는 프로젝트다. 이는 해외 시장에 진출한 국산 온라인게임을 현지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언어 자동 변환 기능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노리아는 연구 과정을 마치고 해당 기술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실효를 거두고 적극적인 활용이 이뤄질 경우 중소규모의 산업계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의 닌텐도 현실화될까=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도 닌텐도와 같은 게임기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후 정부 각 부처들이 `신속하게' 관련 지원사업을 발표하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선 많은 논란이 일었다. 불법복제로 인한 시장성 미비, 소프트웨어 제조 부진으로 기존 국내 휴대용 게임기, 나아가 비디오게임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적인 측면만 강조된 지원책을 우려한 때문이다. 국산 휴대용게임기를 출시하고 있는 게임파크홀딩스 관계자는 "뒤늦게나마 관련 산업에 정부가 관심을 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역시 핵심은 그 플랫폼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되는 선순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중인 가치사슬 연계사업은 이런 점에서 향후 관련산업에 유의미한 진흥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부가 게임파크홀딩스를 휴대용 게임 분야의 가치사슬 프로젝트 주관사로 선정했고, 양측은 관련 플랫폼으로 게임을 제작할 개발사를 선정해 콘텐츠를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가치사슬 프로젝트에 참여사로 선정된 개발사는 휴대용 게임기용 소프트웨어를 제작과정에 소요되는 제작비의 절반 가량을 지원 받을 수 있다.

게임파크홀딩스 관계자는 "게임 관련 심사는 이미 완료됐고 일부는 선출시된 상태"라며 "모든 라인업들이 시장에 공개된 후 그간의 성과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능성 게임 양성 통해 부정적 인식 벗어나야=문화체육관광부는 법무부와 함께 초등학생 대상 법교육 관련 기능성 게임을 제작할 예정이다. 양 부처는 이를 위한 프로젝트 입찰 공모를 완료했고 곧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에 앞서 기후변화 관련 기능성 게임 제작 공모를 진행, NHN이 UNEP와 함께 관련 게임을 개발하도록 한 바 있다. 게임 개발이 게이머의 오감을 자극, 흥미를 주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관련 기술과 기획을 교육적 효과와 접목시키는데 집중, 기능성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어 가는 것이다. 이는 과몰입 등 부작용도 안고 있는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개선의 효과도 꾀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사회 공헌 외에도 게임 그 자체의 순기능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져야 진정한 인식 재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게임을 학교 일선의 교육에 활용하는 G러닝 콘텐츠 개발 및 수업 운영을 지난해 3개 학교에서 진행한 데 이어 금년에는 서울 논현초교 등 5개 학교에서 추가로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현실 소재 기술개발 활발=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연구개발과 상용화도 이어지고 있다. 숭례문, 창덩국, 남한산성, 불국사, 거북선 등 주요 문화재를 3D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 복원해 게임,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에 활용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숭례문이 화재로 전소됐을 당시 숭례문 내외부를 3D 입체영상으로 구현, 인터넷으로 공개해 큰 호응을 얻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콘텐츠 진흥원과 한국과학기술원이 추진중인 모바일 혼합현실 기술개발 역시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또 다른 연구 사례다. 이는 문화재청과 연계해 전국 각지에 산재된 문화유산에 대한 위치정보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제공하고, 기기를 통한 사진촬영으로 관련 문화재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실감형 가상공학기술은 중공업, 조선업 등의 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는 소재로 꼽힌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진행중인 해당 프로젝트는 제품개발 기간의 단축과 비용절감이 가능하도록 디자인, 성능해석 등 개발 공정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가상현실 관련 기술은 다른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집약적인 기초산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CT산업의 핵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며 "관련 지원 또한 늘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취재팀=팀장 한민옥기자 mohan@ 
서정근기자 antilaw@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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